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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상최대의 내기(SF소설 추천2)
    절주일기 2021. 9. 16. 18:08
    밀리의 서재를 통해 읽었다.

    얼마전 티비에서 봤을 때만 하더라도 이렇게 성실하고 꾸준한 작가인지는 몰랐다. 2000년대 초반부터 지금까지 장편과 소설집, 교양서까지 무려 20권이 넘는 책을 냈다.

    처음 작품을 접한 건 웹진 거울의 단편선집에 실린 '그대를 향한 사랑은 무한 이상'이었는데 전반적으로 유머러스하고 따듯하달까, 무언가 구수한 느낌의 SF소설이라는 생각이 들어 흥미로웠다.

    이 책에 실린 단편들도 그 구수한 매력(!)의 연장선상에 있다. 외계인도 나오고, 로보트, 아포칼립스도 나오지만 등장인물들은 대개 오늘 근처 어딘가에 있을 법한 사람처럼 친근하고 익숙하다. 말하자면 SF적 사건에 휘말린 옆집 아저씨, 아줌마들이랄까. 이야기를 따라가다보면 작가의 지향점이 기술이 아닌 인간임을 느낄 수 있다.

    실린 작품들이 다 재밌지만 표제작 '지상최대의 내기'가 아니었다면 이 리뷰글을 쓰지 않았을 것이다. 훌륭한 SF소설이기도 하지만 간만에 만난 훌륭한 로맨스소설이었기 때문이다. 가난한 화자와 부유한 여자라는 대립점을 통해 계급적 문제의식을 지적하기도 하지만 이야기는 무엇보다 '남자 공대생의 짝사랑 '이라는 주제에 집중하고 있다. 내가 공대생 출신이라면 이랬을까, 하는 장면들과 심리묘사가 많은데, 읽다보면 주인공이 귀여워질 지경이다. 특히 마지막 장면에서 공대생답게 자신의 사랑을 증명하는 장면에서는 흐뭇한 미소마저 짓게 됐다.

    작가 스스로 사랑이야기를 즐겨 썼다고 하는데 과연,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생활밀착형(?)로맨스에 정통한 거 같다.

    기회가 된다면 실제로 만나 작가의 실제 연애이야기를 들어보고 싶다. 술과 함께라면 더할 나위가 없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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