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오니까 막걸리 추천 열셋 '포천 이동생막걸리'

가격:1750원(이마트24 기준)
도수:6도
판매처:이마트 계열 소매점, 온라인
제조사:이동주조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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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처럼 가끔 홍대막걸리 아저씨를 떠올리는 사람이 있는지 모르겠다. 사실 일년전 상수동 식당앞에서 여전한 거지분장으로 막걸리를 싣고 다니시는 걸 보고 반갑게 인사까지 나눈뒤 막걸리까지 샀으니 엄연한 현역이신데 어쩐지 홍대막걸리 아저씨는 언제나 추억같은 존재로 느껴진다. 아마 이십대 때부터 봐왔기 때문일 것이다.

아무튼 홍대막걸리 아저씨가 싣고 다니는 막걸리가 포천이동생막걸리다. 포천에서 직접 떼오시는 게 분명한데(지인이 포천 길가에서 산처럼 막걸리를 싣고 가는 홍대막걸리 아저씨를 목격한 적이 있다.) 가끔 마실 때마다 너무 시큼하고 투박해서 끝까지 마신 적은 없었다. 한여름에 냉장도 하지 않고 실온에 싣고 다녀 그런가 해서 몇년 전 포천 마트에서 사셔 마셔보았으나 시원하기만 할뿐 기본적으로 너무 옛날막걸리 스타일이라 두번 다시는 손을 대지 않았다.

그러다 지난달쯤 이마트24에서 이놈을 만났다. 반갑기도 하고 혹시나?하는 생각이 들어 사마셔 보았는데 예전과는 확연히 달랐다! 신맛이 확 줄고 가벼워졌다. 굳이 비유하자면 장수생막걸리와 비슷한데 살짝 더 묵직하고 물이 좋아서인지 제주막걸리처럼 물맛(?)이 있다. 인공적인 단맛이 강하긴 하지만 전체적으로 깔끔한 요즘 막걸리 스타일이었다. 호기심이 일어 검색을 좀 해보니 최근에 젊은 사람들 입맛에 맞춰 리뉴얼을 한 모양이다.

어떤 막걸리는 세월을 거슬러 젊어지고, 홍대막걸리아저씨도 세월을 이기고 그대로인데,
막걸리를 매일 마시는 나는 세월 따라 늙기만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