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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주 D+2(-3hr)절주일기 2021. 8. 3. 19:53
저녁을 먹고 누워 핸드폰이 충전되길 기다리는 중이다. 충전이 어느 정도 되면 어제처럼 집 앞 공원에서 산책을 할 생각이다.
만약 오늘까지 금주에 성공한다면 거의 일년여만에 이틀 연속으로 술을 마시지 않는 셈이 된다. 지난 오년간 일이 바빠 밤을 새다가 마시지 못한 게 이틀, 하루만 금주하고 포기한게 이틀, 그리고 작년 이맘때쯤 이틀을 금주를 했다가 삼일 차에 실패했던 적이 있었다. 혹 그외에도 하루쯤 몇 차례 술을 마시지 않은 날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오년동안 모두 합해 술을 입에 대지 않은 날이 열흘을 넘기지 않았다는건 확실하다.
그런데 작심을 하고 술을 끊어보려던 지난 몇 차례의 시도와는 다르게 이번에는 술을 마시고 싶은 마음이 확실히 덜하다. 퇴근길에 늘 들리던 편의점을 지나치면서도 술이 아니라 다른 생각을 하고 있었던게 생각난다.
이유가 무엇일까?
그 이유야 어쨌든 지금은 술만 마시지 않는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밤새 재미없는 드라마를 보고, 음악을 듣고, 두페이지를 넘기기가 어려운 책을 뒤적이는 것도 모두 술없는 지루한 밤을 견디기 위한 것이다. 그렇게 견디고 견디다 졸음 속에 아무것도 하지말자며 포기하고 잠이 들면 된다.
겨우 두번째 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