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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백신 맞기 전 병원가서 물어본것절주일기 2021. 8. 26. 13:57
혈액검사를 받으러 병원에 갔다. 검사 결과 혈소판 수치가 정상으로 나오면 내일로 예약한 코로나백신을 맞으려고 했다.
병원에 온 김에 몇가지 궁금한 점을 물어보기도 했다. 혈소판수치가 정말로 백신부작용과 관련이 있는지, 음주가 혈소판수치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 등등.
의사는 혈소판수치에 따른 부작용은 백신마다 다르다고 했다. 아스트라제네카와 얀센은 부작용이 생길 수 있고 화이자와 모더나는 큰 관련이 없는데, 바이러스를 투입하는 방법이 달라 그렇다고 했다.
나는 화이자 백신이니 맞아도 별 상관이 없다고 했지만 꺼림칙해 그냥 백신예약을 미루기로 했다.
얘기를 계속 나누다 보니 몇 가지 잘못된 기억이 밝혀졌다. 하나. 내가 검사를 받은 건 이번 해 초가 아니라 작년 이맘때쯤이다.
둘. 혈소판 수치가 조금 낮은 정도가 아니라 간암 직전의 사람에게서 나오는 수치와 같았다.
셋. 대학병원에서 정밀검사를 받을 걸 '권유'한게 아니라 꼭 가라고 했다.
나는 그 사실에 조금 충격을 받아 그때는 하지 못한 말을 했다. 저는 술을 굉장히 많이 마십니다, 라고. 차마 5년동안 하루도 빠지지 않고 술을 마셨다는 얘기는 하지 못했다. 그래서인지 의사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아무리 그래도 그 나이에 이런 수치가 나온다는건 거의 없는 경우라고 대답했다.
나는 다시 한번 술을 많이 마신다고 말했다. 이번에도 매일 빠지지 않고 엄청나게 마셔댄다는 얘기는 하지 못했다. 내가 술을 마신다는 사실을 부끄러워한다는게 뼈져리게 느껴졌다. 의사는 얼빠진 표정을 하고 있는 내게 친절하게도 일시적으로 섭취음식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수도 있다면서 넌지시 간암테스트도 함께 받아볼 것을 권유했다.
나는 그러겠다고 답하고 방을 빠져나왔다.곧바로 채취실에 가 피를 뽑고 사무실로 돌아왔다.
결과는 월요일에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