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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을 먹었더니 세상 졸리다.
생각해보니 3일동안 총 11시간 밖에 자지 않았다.
술을 마실 때는 매일 7시간씩 잤다. 그 이하로 수면시간이 떨어지면 어김없이 숙취가 왔기 때문이다. 저녁9시에 잠들어서 새벽 4시에 깨기. 지난 몇년 동안 음주와 함께 지켜온 루틴이었다.
새벽 4시에 일어나도 그다지 생산적인 시간을 보내지는 못했다. 간단히 스트레칭을 하고 물을 몇 잔 마시고 화장실에 갔다온뒤 한시간 정도는 그냥 멍을 때렸다. 그래야 잠이 깼다. 잠이 깬 뒤로도 무언가 해 볼 마음이 들지 않았다. 대게는 누워 뉴스기사를 읽었고 아주 가끔 산책을 했다.
그런 관점에서 지난 며칠을 돌이켜보니 생활이 바뀐듯도 싶다. 저녁에 술을 마시는 대신 운동을 하고, 잠을 자는 대신 음악을 들으며 책을 읽거나 영화를 봤다. 생각나는 대로 메모를 하고 지우고 하루를 어떻게 보낼지 계획을 세워보기도 했다. 그러니까 별 의미는 없을지라도 '무언가'를 끊임없이 했다.
술 마시는 것보다 나은 시간이었을까?
잘 모르겠다.
금주를 해 덜 괴로워진 것만큼(숙취가 없으니까)
금주를 하니 확실히 덜 즐겁다.(취하면 기분이 조으다)
그렇다면 똔똔?
그나마 술값을 세이브하니 조금 나은걸까?
매일 삼천 사백원씩(=막걸리 두 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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